불과 두달전, 로잘리아와 제크리를 살해하고 바람처럼 도망친 모스클랜.

그 도망길 위에서 인그리드는 분명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내가 여차하면 사막나라로 숨어버리자고 했었지. 기억 나나?"

"마냥 둘러댄 소리는 아니었어. 그 쪽에 아는 사람이 있거든. 뭐... 꽤 오랜만에 만나는 자이긴 하지만."

"구스란드에서 우릴 찾는다고 온 유럽을 들쑤셔놓는 동안 잠시 거기에 머무르는 것도 좋겠지."

그렇게 우린 항로를 이집트로 정했습니다.

두달 동안 뱃길과 육지를 오가며,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무거웠던 우리의 옷차림도 한꺼풀씩 가벼워졌습니다.

바다 위에 흐르는 공기조차 살이 베일 듯 차가웠던 북쪽과는 달리,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과 후덥지근한 무거운 기운이 우리를 감싸안는 것도 익숙해질 때 쯤.

인그리드는 아마 곧 이집트에 도착할 것 같단 소식을 우리에게 전합니다.

이집트.

그곳에선 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